숲에서 시작해 사찰을 지나, 마지막엔 드넓은 습지까지 내려서는 여정. 서로 다른 자연의 결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 붙인 걷기 여행은 흔치 않다. 하지만 순천은 올해 단 3일 동안 그 특별한 경험을 허락한다. ‘2025 순천 978m 하이킹’이 그 무대다.
순천은 오래전부터 생태도시 이미지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그 명성을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든다. 조계산 능선의 차분한 숲길에서 시작해 세계자연유산 순천만습지의 광활한 풍경으로 이어지는 길은 단순한 트레킹이 아닌 ‘순천이 가진 진짜 얼굴’을 보여주는 여정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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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시작하는 여정, 송광사에서 장군봉으로

978m 하이킹은 새벽 공기가 가장 신선하게 내려앉는 송광사 일대에서 시작된다. 조계산은 887.3m로 높지 않지만, 숲이 깊고 사찰이 오래된 만큼 아침 분위기는 유난히 고요하다.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완만한 오르막이 길게 이어지지만, 오래된 나무 사이로 들리는 계곡 소리와 발끝에 밟히는 흙길의 감촉이 묘하게 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동선, 역사적 배경이 담긴 숲, 사람의 손길이 최소화된 환경이 순천이 추구하는 생태관광의 방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선암사에서 만나는 시간의 깊이

장군봉을 넘어 내려가면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선암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선시대 건축양식이 온전히 남아 있어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이 지점은 ‘산의 고요함에서 문화의 무게감으로’ 분위기가 전환되는 구간이다. 절집 사이로 붉게 물든 단풍이 흘러내리고, 오래된 기와지붕 위로 차분히 내려앉은 낙엽은 걷는 이들의 속도마저 미묘하게 늦춰놓는다. 선암사의 조용한 공기 속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은 뒤, 길은 다시 광활한 습지를 향해 열린다.
습지로 이어지는 길의 끝, 순천만을 품은 용산전망대

사찰을 지나 내려오면 어느 순간 시야가 갑자기 확 열리는데, 그 지점이 바로 순천만습지로 넘어가는 구간이다. 마지막 도착지인 용산전망대(해발 77m)에서는 순천만의 대표 풍경인 S자 수로를 가득 메운 갈대밭과 억새 군락이 한눈에 펼쳐진다.
산과 사찰에서 좁게 이어지던 풍경이 습지로 내려오며 넓게 터지는 흐름은, 걷는 이들에게 마치 장면 전환 같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하루 동안 전혀 다른 자연의 얼굴을 연달아 보는 경험은 이 하이킹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단 3회만 운영되는 웰니스 하이킹, 참가 안내

이 특별한 코스는 11월 15일·22일·23일, 단 3일 동안만 진행된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규모 예약제로 운영되며, 전문 해설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 참가비: 2만 원
- 혜택: 완주 시 ‘978m 챌린지 인증 기념품’ 제공
- 신청: 순천시 홈페이지·SNS·전화 예약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히 “좋은 풍경을 보여주는 코스”가 아니라, 순천이 생태 도시로서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체감하게 만드는 구조가 특징이다.
하루에 만나는 세 가지 풍경, 순천 하이킹의 완성도

산의 굽이, 사찰의 시간, 습지의 넓음. 세 가지 전혀 다른 풍경을 끊김 없이 이어붙인 코스는 흔치 않다. 조계산 숲에서 시작해 선암사의 고즈넉한 건축을 지나, 순천만습지의 광활한 경관으로 끝나는 이 여정은 단순한 하이킹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자연의 호흡에 맞춰 걸으며 순천이 어떤 도시인지 직접 느끼고 싶다면, 올해 단 3번 주어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편이 좋다. 순천이 왜 ‘생태 도시의 기준’이라고 불리는지, 이 하루의 걷기가 조용히 증명해 줄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순천 978m 하이킹’ 코스는 초보자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나요?
조계산·선암사·순천만습지가 이어지는 구조라 코스가 길어 보이지만, 실제 난이도는 구간별로 다르다. 특히 오르막과 내리막의 강도가 균일한 편은 아니라서 체력에 따라 느끼는 체감 난이도가 달라진다는 의견이 많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어느 지점이 가장 부담 없는지 먼저 확인해보는 게 좋다.
Q2. 단 3일만 운영한다는데, 예약 경쟁이 치열한가요?
소규모 프리미엄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인원 자체가 적어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각 날짜마다 특성과 운영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 때문에 어떤 날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정 공개 시점을 잘 확인하는 게 유리하다.
Q3. 하이킹이 끝난 뒤 순천만습지 주변에서 더 즐길 만한 코스도 있을까요?
용산전망대에서 하이킹이 마무리되지만, 순천만습지 자체가 워낙 넓어 부수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코스가 다양하다. 갈대숲 산책로, 전망 데크, 생태 체험 구역 등 선택지가 많아 완주 후 어떤 동선을 더하면 좋은지 고민하는 여행자가 많다. 본인의 이동 시간과 날씨 조건에 따라 최적 코스를 따로 계획하는 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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