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대만 국적 중화항공 여객기가 산과 위험하게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 채 선회 비행을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항공 전문가들과 업계는 이번 사례가 2002년 에어차이나 CA129편 참사와 매우 유사한 접근 경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이례적 비행이 아닌, 김해공항의 구조적 항로 문제를 다시 드러낸 대표적인 상황이라는 평가다.
기사 한 눈에 보기
고도 160m에서 돗대산 1km 근접… 경보 시스템 작동
플라이트레이더24와 항공 당국에 따르면, 해당 항공편인 중화항공 CI186편은 타오위안공항을 출발해 김해공항 착륙 직전 선회접근 절차를 수행하던 중,지상 160m 고도에서 돗대산과 1km도 채 되지 않는 거리로 비행했다.
해당 지점은 2002년 4월 에어차이나 여객기가 추락한 지역과도 유사하다. 특히, 기체의 지상 근접 경보 시스템(GPWS)이 실제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고, 항공 안전 기준상 매우 위태로운 거리로 평가된다.
해당 항공기는 선회접근 중 원래 경로보다 북쪽에서 급하게 회전했으며, 비상 절차 시행 직전까지 간 것으로 보인다.
반복되는 준사고… 김해공항 선회접근의 구조적 문제
김해공항은 지형적으로 북쪽에 산이 자리해 항공기의 직선 착륙이 불가능한 공항으로 분류된다. 특히 여름철 강한 남풍이 불 경우, 항공기는 바다 쪽에서 활주로를 우회하여 180도 선회한 뒤 착륙하는 방식(선회접근, Circling Approach)을 선택해야 한다.
이 절차는 자동화가 불가능한 수동 조작 중심의 조종이며, 착륙 전까지 조종사가 육안으로 활주로를 식별한 상태에서 조종을 이어가야 한다. 문제는 이 복잡한 절차가 산악지형 바로 옆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해공항에서는 이미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의 오착륙 사고가 발생했다.
- 3월 25일: 진에어 LJ312편이 지정된 활주로가 아닌 18L 활주로에 착륙
- 6월 12일: 중화항공 CI184편 역시 18L 활주로 오착륙
이는 모두 선회접근 착륙 중 조종 판단 착오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며, 구조적 위험성과 복잡한 접근 절차가 결합된 결과다.
‘특수공항’ 지정, 항공사별 대응 강화 중
중국계 항공사들은 김해공항을 ‘특수공항(Special Airport)’로 지정, 운항승무원에게 추가 비행훈련 및 비상 절차 교육을 필수화하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시뮬레이터 훈련을 이수한 조종사만 김해공항에 투입하고 있으며, 국내 항공사들도 자체 교육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김광일 신라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선회접근은 자동조종이 아닌 만큼 조종사의 집중도와 판단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절차”라며, “지형적 제약이 지속되는 한 구조적인 위험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조적 해법은 ‘가덕도 신공항’… 시간은 더 필요
김해공항의 항로 문제는 지형적으로 설계의 한계를 안고 있다. 활주로 북쪽에 산이 존재하는 이상, 여름철에는 구조상 위험한 선회접근을 피할 수 없다.
항공 전문가들은 가덕도 신공항이 개항되기 전까지는 김해공항의 위험성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선회접근 방식 자체가 국제적으로도 까다로운 절차로 분류되며, 김해공항은 이러한 리스크가 상존하는 대표적 사례로 인식된다.
항공안전이 필요한 이유, 여행자의 시선에서도 다시 본다
대다수의 항공기 착륙은 안전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리스크가 내재된 공항에서는 날씨, 시야, 조종 변수 하나만으로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김해공항은 지형적 제약 + 선회착륙 구조 + 계절풍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공항이다. 여행자는 이를 공포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공항의 구조에 대한 정보와 안전의식에 대한 감수성은 꾸준히 공유되어야 한다.
[요약] 김해공항 구조적 리스크 핵심 정리
- 문제 사례: 중화항공 항공기, 돗대산과 1km 이내 접근 비행 (6월 25일)
- 구조적 원인: 김해공항 북쪽 산지 지형 + 여름철 남풍 + 복잡한 선회접근
- 사고 기록: 2002년 에어차이나 CA129 추락, 2024년 준사고 2건
- 예방 대책: ‘특수공항’ 지정 및 조종사 교육 강화, 가덕도 신공항 개항 필요
김해의 하늘은 여전히 착륙하기에 복잡한 구조다. 우리의 여행은 안전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하늘을 설계하는 제도의 재정비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여행콩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