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지금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도시, 일본 오사카가 그 증거다.
2025 글로벌 관광도시 매력도 평가에서 오사카는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쟁쟁한 경쟁 도시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단순한 순위의 변화를 넘어, 관광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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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부상, 유럽의 정체

이번 순위에서 눈에 띄는 흐름은 아시아 도시들의 도약이다. 서울은 5위에 이름을 올리며 전년보다 한 단계 상승했고, 태국의 방콕과 치앙마이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아시아의 인기 상승이 아니라, 여행자들이 찾는 가치의 변화를 의미한다.
한편 유럽의 전통 관광도시들은 순위가 하락하거나 정체, 예전만큼의 흡입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오사카의 1위는 상징적이다.
동양의 미식과 정취, 현대 도시문화가 어우러진 오사카는 새로운 여행 시대의 얼굴이 되었다.
오사카를 걷다, ‘도톤보리’의 매력

도톤보리는 오사카를 대표하는 거리이자, 도시의 에너지가 가장 진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과거 수로였던 이곳은 지금은 화려한 네온사인과 입체 간판, 먹거리로 가득한 번화가로 탈바꿈했다. 특히 움직이는 대게 간판, 글리코 달리기 마크, 다코야키 모형 간판 등은 여행자들의 카메라에 가장 많이 담기는 명물이다.
도톤보리강을 따라 운행되는 유람선은 낮보다 더 활기찬 오사카의 밤을 소개하고, 거리 곳곳의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 가게들은 여행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다.
이곳은 단순한 상업 거리 그 이상이다. 오사카의 과거와 현재, 지역성과 상징성, 그리고 도시 정체성이 모두 담겨 있다.
‘오사카의 부엌’ 쿠로몬 시장

여행에서 음식은 빠질 수 없다. 오사카의 먹거리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쿠로몬 시장을 지나칠 수 없다.
약 580m 길이의 아케이드 시장에는 150여 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고, ‘오사카의 부엌’이라는 별칭답게 신선함과 다양성으로 가득하다.
고급 와규부터 제철 해산물, 다코야키, 계란말이까지,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한 끼를 채울 수 있다. 시장의 이름은 근처 사찰의 검은 문(쿠로몬)에서 유래되었으며, 그 이름만큼이나 오랜 전통과 지역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1위 도시의 조건, 오사카는 왜 특별한가

오사카의 1위는 단순히 관광지의 양이나 시설의 화려함 때문이 아니다. 오사카는 지역의 전통과 일상의 매력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도톤보리의 유쾌함, 쿠로몬 시장의 생활감, 츠텐카쿠 거리의 투박함… 그 모든 요소가 도시의 개성과 진정성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최근 세계적으로 부상 중인 ‘지속 가능한 여행’, ‘현지 문화 경험’에 대한 니즈와도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오사카는 변화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도시였다. 그게 오사카가 1위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서울의 가능성과 오사카의 시사점

서울이 5위에 이름을 올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K-콘텐츠와 미식, 고밀도 도시경험은 분명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오사카처럼 도시의 개성과 정체성을 꾸밈없이 전달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남는다.
오사카의 사례는 앞으로 도시가 관광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도시는 변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새로 만들 필요는 없다. 오사카는 있는 그대로의 일상, 오래된 거리,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문화를 정직하게 여행자에게 건넸을 뿐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여행의 기준

오사카의 1위는 하나의 결과이자 방향이다. 관광도시의 경쟁력은 단지 시설이나 이벤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여행자는 이제,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떤 이야기를 만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점에서 오사카는 지금, 전 세계 여행자들이 가장 가고 싶은 도시다. 그리고 그건, 단순히 일본의 승리가 아니라 ‘지역의 진정성’이 승리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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