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 가볼만한 곳 고민중인가요? 중심부를 가만히 거닐다 보면, 도심이라고 믿기 어려운 숲 하나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고요한 공기,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그리고 천 년의 시간을 오롯이 품고 선 ‘상림공원’.
이 숲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신라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대한민국 최고(最古)의 인공림이자, 이제는 함양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중심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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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가볼만한 곳 최치원의 숲

상림공원의 시작은 신라 말기 통일신라 진성여왕 시대, 지금으로부터 약 1,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함양(옛 천령군)에 부임한 최치원이 자주 범람하던 위천을 다스리기 위해 조성한 숲, 그것이 바로 이곳의 기원입니다. 단순한 치수 사업이 아닌, 백성을 위한 지혜의 상징으로 태어난 이 숲은 그 자체로 시대를 견딘 위대한 유산이 되었습니다.
이후 수차례의 홍수와 자연재해로 숲은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고, 오늘날까지 원형을 간직한 것은 상림뿐입니다. 현재 이 숲은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약 1.6km 구간에 걸쳐 120여 종의 수목이 군락을 이루며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무료 개방’ 그 이상의 가치… 체류형 관광으로 재정의되다

상림공원은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단순한 쉼 이상의 것입니다. 최근에는 함양군의 문화관광 전략의 핵심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단기적인 관광을 넘는 체류형 명소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5년, 백삼종 함양 부군수의 현장 점검은 이러한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가 머무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상림공원을 시작점으로 삼겠다”고 밝혔고, 국가유산청과 협력하여 문화관광시설 확충 및 예산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사계절이 살아 있는 숲, 모두의 쉼터가 되다

상림공원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계절마다 완전히 달라지는 풍경입니다. 봄이면 연둣빛 새순이 숲 전체를 화사하게 물들이고, 여름에는 울창한 그늘이 무더위를 식혀줍니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바닥을 덮고, 겨울엔 흰 눈이 가지마다 내려앉아 수묵화 같은 정취를 선사합니다.
2018년에는 ‘열린 관광지’로 선정되어 장애인과 고령자 등 관광 취약계층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구축되었으며, 최근의 변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넓은 포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라져가는 지방의 대안, 상림에서 찾다

오늘날 지방 도시는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상림공원은 그 흐름을 거스르며, 오히려 지역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요한 숲 속에 감춰진 천 년의 애민정신은 이제 관광과 문화, 그리고 지역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생명력 있는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함양의 미래 먹거리는 관광과 문화에서 시작된다.”
부군수의 이 말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상림공원이 미래를 여는 실질적인 출발점임을 뜻합니다. 그리고 그 미래는, 오히려 가장 오래된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지나온 시간이 만든 숲, 앞으로의 시간을 바꾸는 숲

함양 상림공원은 과거의 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함양을 위한 투자처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유산’이란 단어의 진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됩니다. 그것은 단순히 지켜야 할 ‘과거’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와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지혜의 연결고리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 천 년 전 최치원이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는 다시 그 숲을 통해 사람들을 지키고 있습니다. 상림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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