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작년 한 해 4,800만 명이 국내 곳곳을 여행하며 기록적인 이동량을 보였고, 그 흐름 속에서 예상 밖의 장소가 가장 큰 여행지로 주목을 받았다. 바로 경주의 오래된 골목, 황리단길이 그 주인공이다.
대규모 개발 없이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던 이 골목은 지난 몇 년간 조용히 체질을 바꾸며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2025년 ‘한국 관광의 별’에서 올해의 관광지로 선정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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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바꾸지 않은 골목, 감성을 바꾼 여행지

지금의 황리단길을 만든 것은 화려한 건축이 아닌 흘러온 시간 자체였다.Sample Page
황남동과 사정동 일대의 골목은 한동안 경주의 일상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낮은 지붕, 오래된 담장, 정직하게 이어지는 도로선은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만큼 오히려 고유의 질감을 유지했다.
이 고즈넉한 흐름에 변곡점을 만든 건 젊은 창업자들이다.
2010년대 후반, 지역성·레트로·감성 콘텐츠에 집중하던 이들이 이 골목에 카페·비건 디저트 숍·공방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만들면서 황리단길은 새로운 생기를 얻었다.
SNS에 공유된 사진과 영상은 이 골목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며 빠르게 확산됐고, 여행자는 “경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경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황리단길의 매력은 골목 자체보다 ‘동선’에 있다

황리단길이 단숨에 MZ 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 여행자의 마음을 끌어당긴 건 동선의 구조가 주는 편안함 때문이다.
카페를 둘러보다 문을 나서 몇 분만 걸으면 첨성대와 마주할 수 있고, 방향을 달리하면 대릉원의 봉분들이 이어지는 잔디 풍경이 열린다. 걷는 동안 신라 천년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배경이 되며, 별도의 계획 없이도 ‘하루의 여행 동선’이 완성된다.
이 때문에 많은 여행객이
낮에는 황리단길—대릉원 산책
밤에는 동궁과 월지—첨성대 야경
이라는 조합을 선택한다.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레 겹치는 이 흐름이 황리단길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2025년 관광 수상 결과가 보여준 새 흐름, 지역이 중심이 되는 시대

황리단길의 수상은 단독적인 성공이라기보다 한국 관광 패러다임 변화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올해 ‘한국 관광의 별’은 대도시 위주의 수상 구조 대신 지역 기반의 여행지들이 강세를 보였다.
• 춘천의 김유정 레일바이크 – 접근성을 높인 무장애 관광 사례
• 제주의 비양도 – 생태 보존 중심의 관광지 모델
• 함안 낙화놀이, 상하농원, 대전의 로컬 마케팅 – 지역 주민 참여형 관광
이들의 공통점은 “관광지가 지역의 일상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여행자에게 가치를 주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황리단길 또한 이 흐름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
590만 명이 몰린 한 달, 경주의 잠재력을 증명한 시기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는 경주에 폭발적인 주목도를 가져왔다. 한 달간 무려 590만 명이 경주를 방문했고, 황리단길은 그 흐름 속에서 가장 많은 발걸음을 끌어낸 곳 중 하나였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크게 늘며, 지역 상권이 단순한 소비형이 아니라 ‘방문 이유가 되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황리단길의 성공은
• 오래된 골목이 가진 시간성
• 지역 주민과 창업자의 자발적 변화
• 유적과 일상이 결합된 독특한 도시 구조
이 세 요소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앞으로의 여행은 거대한 장소가 아닌 ‘깊은 장소’로 간다

한국 여행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4,800만 명이 움직인 작년의 여행 흐름은 더 크고 화려한 구조물보다는 사람과 시간, 동네의 결이 담긴 여행지가 더 많은 선택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황리단길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장소다.
이곳의 여정은 유명 관광지를 체크하는 여행이 아니라, 오래된 골목의 분위기와 신라 유적의 감성을 천천히 연결하는 경험에 가깝다.
한국 관광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묻는다면, 그 답 중 하나는 이미 이 골목이 보여주고 있다.
그곳은 크지 않지만, 충분히 깊다.
그리고 그 깊이가 여행자를 다시 부른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경주 황리단길은 언제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황리단길은 계절마다 분위기가 크게 달라 선택의 폭이 넓다. 봄·가을에는 골목 산책과 유적지를 함께 둘러보기 좋아 여행객이 특히 많고, 여름에는 동궁과 월지 야경과 연계한 야간 방문이 인기를 얻는다. 겨울에는 성수기 대비 한적해 카페·공방 중심의 감성 여행을 즐기기 좋다. 시간대별로는 오전엔 조용한 분위기, 오후엔 활기, 저녁엔 야경 감성을 느낄 수 있다.
Q2. 황리단길에서 첨성대·대릉원까지 도보 이동이 정말 가능한가요?
가능하다. 황리단길의 가장 큰 장점이 도보 중심의 여행 동선이다. 골목에서 첨성대까지는 약 10분 내외, 대릉원은 5~7분 정도면 닿는다. 이동 동선이 짧기 때문에 초행자도 길 찾기 어렵지 않으며, 짧은 도보 구간에서 경주 특유의 초원 풍경과 고분군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이유다.
Q3. 황리단길이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의 고유한 시간성을 훼손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입힌 점이다. 대규모 개발 없이 기존 한옥·골목 구조를 유지하면서, 젊은 창업자들이 카페·공방·로컬 스토어를 채워 넣어 ‘경주만의 감성’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첨성대·대릉원 등 핵심 유적과의 접근성, SNS 확산력,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2025년 대표 관광지로 선정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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