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들판 끝자락에 자리한 하나의 정원이 요즘 여행객들의 발길을 묵묵하게 모으고 있다. 파주와 고양의 경계에 놓인 퍼스트가든은 이름만 들으면 작은 테마공원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들어서고 나면 예상보다 훨씬 큰 세계가 펼쳐져 놀라움을 준다. 2만 평이란 규모가 실제로 어떤 느낌인지 몸으로 느끼게 하는 정원이다.
정원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품은 ‘쉼’의 의미를 이곳은 꽤 성실하게 실현하고 있다. 나무와 꽃, 조형물, 잔디와 물길이 어울리는 방식이 단순 장식이 아니라, 머무는 사람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춘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데이트 코스로도 꾸준히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사 한 눈에 보기
낮에는 차분하고 밤에는 화려한 퍼스트가든

입구를 지나면 가장 먼저 토스카나 광장이 넓게 트인다. 이탈리아식 게이트와 함께 플로라 조각, 분수, 경사형 꽃밭이 이어져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문다. 그 뒤쪽으로 펼쳐진 이벤트필드는 탁 트인 잔디가 중심이며, 바람개비들이 바람 방향에 따라 소리를 바꾸며 부드러운 풍경을 만든다.
낮 시간대에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장소는 따로 있다. 바로 화이트가든이다. 나무껍질이 하얀 자작나무와 조용한 연못, 은은한 색감의 꽃들이 겹쳐져 ‘정원 속 하얀 숲’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어지는 벚나무길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내놓으며 산책을 즐기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구간이다.

하지만 이 평온한 공간이 해가 떨어지면 전혀 다른 온도를 띤다. 퍼스트가든의 별빛축제가 시작되는 시각이 되면 정원 전체가 은근한 조명빛으로 바뀌고, 낮의 초록은 밤에 색다른 조도를 띠며 빛난다. 특히 벚나무길을 따라 설치된 루미나리에는 마치 유럽의 겨울 축제를 연상시키고, 어린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걸음이 느려질 만큼 눈길을 끈다.
이 축제는 계절별 행사로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방문 시기와 관계없이 밤의 정원 풍경을 만날 수 있어 여행 계획을 세우기에도 부담이 없다.
정원을 산책하는 동안 만나는 작은 이야기들

퍼스트가든은 단순히 조경 요소를 늘어놓은 공간이 아니다. 곳곳에 주제를 담은 정원들이 이어져 있어 산책을 하다 보면 ‘정원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찬찬히 따라가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곳인 로즈가든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인 아프로디테, 에로스, 푸시케의 이야기를 조형물과 식재 디자인을 통해 보여준다. 사계절 장미가 가득 피어나는 계절에는 향기까지 더해져 산책의 깊이가 달라진다.
토스카나길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방문객이라면 꼭 들르는 코스다. 은빛 잎사귀로 유명한 블루엔젤 나무가 양쪽으로 도열해, 단순히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지 사진이 완성된다.

한편, 조금 더 고요한 매력을 찾는다면 피크닉가든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다. 그늘 아래 놓인 평상에서 바람이 지나는 소리만 들리는 안락한 시간이 이어진다.
정적인 풍경과는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곳도 있다. 테라스가든과 계수나무길은 물과 건축적 요소가 함께 자리해 ‘정원 속 건축’이라는 개념을 잘 보여준다. 아폴로를 모티브로 한 조형 요소가 더해지며 공간적 깊이를 만든다.
그리고 정원의 개성을 가장 강하게 드러내는 곳이 제우스 벽천분수다. 신화적 분위기와 계단식 정원이 겹쳐 독특한 장면을 만들고, 분수 뒤편의 ‘사라진 도시’ 벽화는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상상력을 안겨준다.
이용 정보를 알아두면 더 편해지는 여행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크게 세 가지 경로가 있다.
3호선 백석역·마두역에서 90번 버스를 이용하거나, 운정역에서 088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단, 088번 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어 시간을 여유롭게 잡아야 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발권 마감은 오후 9시다.
별빛축제를 보기 위해 야간 방문을 계획한다면 일몰 시간에 따라 점등 시각이 달라진다는 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입장료는 대인 1만원, 소인 9천원, 놀이기구 포함 패키지(빅3·빅5)도 마련되어 있다.
반려동물과 외부 음식은 반입이 제한된다.
낮과 밤의 분위기가 이렇게 뚜렷하게 갈리는 정원은 흔치 않다. 퍼스트가든은 단순한 산책을 넘어 하나의 공간에서 두 가지 여행을 경험하게 하는 곳이다. 일상을 잠시 벗어나 자연과 조명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 머물고 싶을 때, 조용히 찾아가도 좋은 장소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퍼스트가든은 어느 계절에 가는 게 가장 좋나요?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 방문 시기마다 다른 매력이 있어요. 봄·가을에는 산책하기 좋고, 여름에는 잔디와 꽃이 가장 풍성합니다. 겨울에는 조명이 강조돼 별빛축제 분위기가 더욱 선명해요.
Q2. 사진 촬영 포인트가 많은가요?
매우 많습니다. 토스카나 광장, 화이트가든, 벚나무길, 토스카나길, 제우스 벽천분수 등이 대표적인 스폿이에요. 낮·저녁 모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사진을 좋아한다면 하루 종일 머물러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Q3. 퍼스트가든에서 식사나 카페 이용이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정원 안에는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카페가 마련되어 있어요. 단, 외부 음식은 반입 불가라 입장 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작권자 © 여행콩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