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한 눈에 보기
보홀 여행 후기 두 번째 방문 가치 있을까?
글을 쓰는 지금, 창문 밖은 흐리고, 손엔 아직도 보홀에서 사온 커피 한 잔이 들려 있다. 잔잔한 파도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한 착각 속에서 이번 여행을 떠올린다. 혼자 떠난 보홀, 익숙한 듯 낯설었던 그 순간들.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한 번 다녀온 곳.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여행 파트너도, 일정도 없이 오롯이 나 혼자였다. 보홀이라는 섬이 나를 어떻게 받아줄지 궁금했고, 나는 그 감정에 몸을 맡겨보기로 했다. 전에는 보지 못한 곳, 놓쳤던 풍경, 스치듯 지나친 감정들. 이번엔 천천히, 하나하나 되짚고 싶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 혼자라는 여유 속의 긴장감
![[보홀 여행 후기] 보라카이 헤난 프리미어코스트 숙소 후기부터 리조트 꿀팁·귀국 정보까지 총정리](https://tourkongdak.com/wp-content/uploads/2025/03/002webp-16-1024x683-optimized.webp)
에어서울 RS581편. 밤 7시 30분 인천공항 출발. 퇴근 시간과 겹친 저녁 비행기라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는 길부터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오후 2시 조금 넘어 출발했다. 평소 같으면 1시간이면 넉넉할 거리지만, 금요일 + 서울이라는 조합은 신뢰할 수 없었다.
내비게이션엔 주황색과 빨간색이 반복됐고, 차창 밖으로는 해가 지기 시작했다. 혼자였기에 가능했던 빠른 판단. 결국 T2 대신 T1의 P5 주차장으로 차를 돌렸다. T2는 만차였다. 주차 후 셔틀버스를 타고 T2로 이동하는 과정. 짐은 무거웠지만 마음만큼은 묘하게 가벼웠다. 내가 결정한 루트, 내가 짠 시간표. 어딘가 ‘나답다’고 느껴졌다.
공항에 도착해서 티켓을 받고 나니 긴장이 살짝 풀렸다. 여행은 이제 막 시작된 거였고, 나는 ‘여기까지 잘 왔네’ 하는 안도감에 잠시 멈춰 섰다. 4층 푸드코트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다. 돈가스와 볶음밥, 그리고 아이스티 한 잔. 맛은 기대 이하였지만, 공항에서 뭔가 근사한 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아쉬우면 다음부턴 김밥이라도 싸오자’는 교훈을 남긴 한 끼였다.
비행기 안에서의 시간 – 모처럼의 고요

탑승구 앞에 앉아 있으면서도 마음은 이미 비행기 안에 있었다. 에어서울은 좌석 간 간격이 조금 넉넉한 편이라 다리를 펴고 앉을 수 있는 게 좋았다. 옆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혼자 여행할 때 가장 반가운 일이 아닐까.
비행기가 이륙하고, 창밖으로 번지는 도시 불빛이 작아지자 마음도 함께 가라앉았다. 그제야 실감이 났다. 아, 진짜 떠나는구나. 기내식 대신 미리 챙긴 샌드위치를 먹으며 책을 꺼냈지만 몇 장 넘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4시간의 비행. 길지 않지만 충분히 피곤할 시간이었다.
보홀의 밤, 공기부터 달랐다

비행기 문이 열리고 바깥 공기가 밀려들어오는 순간, ‘다 왔구나’ 싶었다. 시차는 없지만 공기부터 다르다. 바람엔 습기가 잔뜩 섞여 있었고, 뺨을 스치는 공기에는 열대의 기운이 가득했다. 낮게 깔린 목소리로 안내하는 공항 직원, 짐이 돌아가는 벨트 위에서 만난 한국인의 표정, 기다리는 리조트 차량들. 모든 게 차분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나는 낯선 리듬에 천천히 걸음을 맞췄다.
공항을 빠져나오자 작은 간판들이 깜빡이고, 현지 기사들이 서로 손님을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깔끔한 픽업 차량에 몸을 실으니, 차 안엔 어렴풋한 라디오 음악과 에어컨 바람이 섞여 있었다. 창밖은 어두웠고, 도로는 조용했다. 그리고 나는 피곤함을 이불처럼 둘러쓰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라메디 – 0.5박 보홀 들어가기전!

라메디 숙소는 사실 내가 보홀에 도착한 첫날, 밤늦게 도착하는 비행 스케줄을 고려해 선택했던 0.5박용 숙소였다. 밤 11시가 넘어 도착한 보홀 공항에서 이동하기엔 거리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가격대와 공항 접근성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첫날부터 헤난 리조트에 가기엔 체크인 시간이 맞지 않아 가볍게 쉬어가기에 적당한 곳을 찾다가 라메디를 예약했던 것.
도착 당시에는 피로와 낯선 공기에 적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지만, 나중에 보니 꽤 실속 있는 구성이었다. 프런트에 미리 말하면 체크아웃 시간을 조율할 수 있었고, 짐을 맡기고 외출도 가능했다.
라메디리조트는 팡라오 공항에서 차량으로 단 10분 거리에 있어 늦은 밤 비행기나 이른 새벽 출국을 앞둔 여행자에게 최적의 0.5박 숙소였다. 새로 지어진 티가 나는 깔끔한 외관과 체크인 시 제공되는 시원한 웰컴드링크는 피곤한 몸을 잠시나마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로비에서 카드키와 간단한 안내를 받은 후, 객실로 이동했다. 룸은 생각보다 꽤 넓었고, 수영장과 바로 연결된 테라스가 있어 수영을 즐기기에도 좋았다. 침구는 정갈했고, 테이블과 의자, 화장대, 냉장고, 생수, 전기포트, 슬리퍼, 가운, 금고까지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갖춰져 있었다. 커피도 마실 수 있도록 인스턴트 세트가 있었고, 냉장고에 맥주도 보관 가능했다.
화장실 역시 깔끔했고, 어메니티는 물론 헤어드라이기까지 준비돼 있었다. 수건 상태도 좋았고, 욕실 바닥은 미끄럽지 않아 샤워하기 편안했다. 리조트 내부에는 편의점과 수영장, 작은 풀바, 헬스장까지 있어 출국 전 마지막 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알로나비치까지 무료 셔틀이 수시로 운행된다는 것. 마지막 저녁을 바닷가 근처 맛집에서 마무리하고 돌아오기에 딱이었다. 돌아와 짐을 정리한 뒤 공항 픽업차량을 타고 10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헤난 프리미어 코스트 – 진짜 여행의 시작

다음 날, 아침 햇살이 창문을 타고 들어오자마자 곧장 체크아웃을 했다. 목적지는 보홀에서 가장 유명한 리조트 중 하나인 ‘헤난 프리미어 코스트’. 첫인상부터 달랐다. 입구를 지나 리셉션으로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졌다.
웰컴 드링크로 내어준 홍삼티가 의외였다. 여긴 동남아인데, 왜 홍삼? 싶었지만 왠지 그 따뜻함이 몸에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전날 밤의 피로가 잔잔히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체크인 예정 시간보다 한참 일찍 도착했지만, 리셉션 직원은 웃으며 방이 준비되어 있다고 안내해줬다. 방으로 가는 길목, 관리가 잘 된 정원과 반짝이는 수영장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이제부터 진짜 여행이야’ 하고 말해주는 듯했다.
객실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침대는 폭신했고, 창문을 열면 따뜻한 햇살이 가득 들어왔다. 에어컨은 조용했고, 수압도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물을 요청하면 언제든 가져다주었고, 하루 두 번 진행되는 하우스키핑도 깔끔했다.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곳. 그게 이 리조트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일정이 없다는 건 나 자신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일이었다.
조식은 호텔 규모에 비해 아담했지만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과일, 베이컨, 샐러드, 계란요리, 그리고 필리핀 망고. 그 망고의 달콤함은 이곳을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부드럽고 진한 과즙이 입 안을 채우는 그 순간, ‘여기까지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변과 리조트 사이의 작은 산책로는 매일 걷기에도 질리지 않았다. 바람은 살짝 습했지만 시원했고, 지나가는 사람들과의 짧은 눈인사는 왠지 정겨웠다. 해가 지는 시간이 되면 바다 앞 라운지에 앉아 칵테일 한 잔을 주문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시간, 그 시간이 이 여행의 전부 같았다.
귀국 준비 – 여행의 끝에 찾아오는 현실 체크리스트

여행은 끝나간다는 기분이 문득 찾아오면, 뭔가 아쉬운 듯 마음이 서둘러진다. 리조트에서의 마지막 밤, 체크아웃을 앞두고 조용히 짐을 정리하며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구나’ 하는 감각이 뚜렷해졌다.
라메디 숙소로 마지막 1박을 이동했다. 입국·출국용 숙소답게, 공항과의 거리는 무척 가까웠다. 물론 첫날과 같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 가능함’이 주는 편안함이랄까. 프런트에 미리 말하면 체크아웃 시간을 조율할 수 있었고, 짐을 맡기고 외출도 가능했다.
보홀 공항에서 챙겨야 할 것들

보홀 공항은 작지만, 체크인 과정이 단순해 빠르게 진행된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 외부에서 들고 온 음료는 공항 내 반입이 안 된다. 생수도 포함이니, 공항 진입 전에 미리 마시고 버리는 게 좋다.
또 하나, 출국세는 현장에서 현금 560페소로 지불해야 한다. 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환전해두는 것이 좋다. 이걸 몰라서 당황하거나, 줄 끝에서 현금을 구하느라 허둥대는 여행객들도 여럿 있었다.
공항 내 에어컨은 그날의 운에 따라 다르다. 당일엔 작동하지 않아 꽤 더웠다. 그래서 2층보다는 1층 좌석에서 기다리는 것이 더 쾌적했다. 아이가 없으니 돗자리는 챙기지 않았지만, 좌석 하나를 짐과 함께 확보해두고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의외의 꿀팁은 3번 게이트 앞 온수 정수기다. 컵라면이 하나 남아 있다면, 그야말로 마지막 ‘현지식’ 같은 느낌으로 훌륭한 한 끼가 된다.
면세 쇼핑은 기내에서 – 가격 차이 실감

출국 전 고민했던 것 중 하나는 면세 쇼핑이었다. 공항 면세점도 있었지만, 품목이 많지 않았고 가격도 크게 저렴하지 않았다. 실제로 기내 면세가 더 저렴했다.
잭다니엘 1L를 기준으로 보면, 기내에서는 4만 원 초반대, 입국장 면세점에서는 5만 원이 넘었다. 차이가 적지 않았다. 여유가 있다면, 기내 면세 카탈로그를 미리 확인하고 비행 중 주문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면세 쇼핑은 여행의 마지막 재미이기도 하니까, 합리적인 선택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하자.
비행기 안에서 – 창밖의 어둠, 마음속의 잔상

귀국편 비행기는 살짝 지연됐지만 조급하지 않았다. 이미 마음은 차분했고, 창밖을 보며 지난 며칠을 곱씹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좌석은 편했고, 창가 쪽에 앉아 있는 나는 멀어지는 불빛들을 오래 바라봤다.
지나간 시간을 붙잡기엔 늦었지만, 남긴 감정은 분명했다. 혼자 떠난 이 여행은 내게 많은 걸 남겼다. 낯선 공간에서의 불편함, 하루하루 발견한 여유, 걷기만 해도 충분했던 해변,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내 안에서 자란 여유.
보홀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다시 돌아온다면, 또 다른 계절일까. 그때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일까.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이 느긋한 감정 하나쯤은 지니고 살기로 했다. 나를 위한 시간은, 때론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오니까.
그리고 언젠가, 또 떠나게 되겠지. 그때도, 지금처럼 나만의 속도로 걷고 싶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보홀 공항에서는 출국 시 꼭 현금을 준비해야 하나요?
네, 보홀 공항에서는 출국세로 1인당 560페소 현금을 별도로 지불해야 합니다. 카드 결제는 안 되니 꼭 미리 준비해두세요.
Q2. 보홀 공항 내에서 생수나 음료를 들고 들어갈 수 있나요?
아니요. 보안 검색대에서 외부 음료, 생수 포함 모두 반입이 금지됩니다. 게이트 통과 전 반드시 다 마시고 버려야 합니다.
Q3. 면세 쇼핑은 공항이 더 저렴한가요, 기내가 더 저렴한가요?
대부분의 경우 기내 면세가 더 저렴합니다. 특히 술류는 기내 가격이 확실히 경쟁력이 있어요. 잭다니엘 1L 기준 약 1만 원 차이 납니다.
Q4. 보홀 공항에서 대기할 때 꿀팁이 있을까요?
당일 에어컨이 꺼져 있을 수 있으니 1층 좌석을 미리 선점하는 게 좋고, 3번 게이트 앞 온수 정수기를 이용하면 컵라면도 가능합니다. 마지막 식사로 꽤 괜찮은 선택이에요.
저작권자 © 여행콩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