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짧아지는 계절이 오면 수성못의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진다. 낮에는 차가운 공기만 감돌지만, 어둠이 내려앉으면 호수 주변에 서 있던 조형물들이 동시에 점등되며 공간 전체가 따뜻해진다. 이 풍경은 매년 겨울 수성구에서 열리는 ‘수성빛예술제’가 만들어내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다.
2025년 축제는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단 12일 동안 이어지며, 짧은 기간이지만 수성못을 찾는 이들에게 유난히 진한 인상을 남긴다. 지역 주민과 작가들이 함께 만든 전시물들이 곳곳에 배치돼, 산책로를 걷기만 해도 자연스레 하나의 전시를 따라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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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함께 만든 축제, 살아 있는 이야기들

수성빛예술제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 참여’다. 전문가가 만든 작품만 전시되는 전형적인 축제가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조형물을 제작하며 축제의 내용을 채운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바라보면 누군가의 일상이나 소소한 소망이 느껴진다. 어린 학생의 손글씨가 남아 있는 작품도 있고, 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조형물도 있다. 수성못이 예술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공간이 예술을 품는 느낌에 가깝다.
단 두 번뿐인 드론쇼, 가장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순간

축제 기간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시간은 단연 드론아트쇼다.
하늘 위로 수십 개의 드론이 움직이며 만든 그림이 호수 위에 그대로 반영되고, 물결이 흔들리면서 빛은 여러 형태로 찢어지듯 번져 나간다.
이 공연은 오직 두 번,
- 12월 24일 개막식
-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저녁
에만 진행되기 때문에 매년 많은 사람이 이 시간을 기다린다. 호수 주변이 조용해지면, 드론 불빛이 마치 하늘을 그리는 붓처럼 움직이며 겨울밤의 절정을 만들어낸다.
체험하며 즐기는 축제, 머무르는 시간이 달라지다

호수 주변에는 체험 공간과 플리마켓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움직임에 반응하는 미디어아트존에서는 아이들이 빛을 따라 뛰어다니는 모습이 종종 보이고, 연말 소원지를 적어 걸어두는 구역에서는 사람들의 바람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들안길 인근에는 플리마켓이 열려 지역 소상공인과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겨울밤 산책만 하기에는 아쉬웠던 사람들에게 머물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 주는 공간들이다.
겨울의 수성못을 더 깊게 걷는 법

이 축제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호수 한 바퀴를 돌아보는 동안 조명의 밝기와 색은 곳곳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어느 구간에서는 빛이 수면에 그대로 떨어져 길을 따라 흐르는 듯 보인다.
겨울이라는 계절 특유의 고요함과 축제가 만든 따스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걷기만 해도 한 장면 한 장면이 사진처럼 남는다. 그래서 이 축제는 매년 ‘우연히 들렀다가 다음 해에는 일부러 방문하는 축제’로 불리기도 한다.
수성빛예술제 핵심 정보

- 행사명: 2025 수성빛예술제
- 기간: 2025.12.24 ~ 2026.01.04 (12일)
- 장소: 대구광역시 수성구 무학로 112, 수성못 일대
- 비용: 무료
- 주요 프로그램:
- 드론아트쇼(2회)
- 주민 작품 전시
- 수성미디어아트페스타
- 체험 프로그램·플리마켓·미디어아트존
- 연말 소원지 작성
- 특징: 대구 대표 ‘주민주도형 빛축제’, 호수 전체를 활용한 야간 예술제
수성빛예술제는 겨울이면 잠시 멈춰 서도 좋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호수를 감싸는 조명은 화려하지만 과하지 않고, 사람들의 걸음은 느리지만 지루하지 않다.
짧은 기간 열리는 축제지만, 한 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 사이를 잇는 다정한 시간처럼 느껴진다. 올겨울, 수성못의 빛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예상보다 깊은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수성빛예술제는 입장료가 있나요?
축제 전 구간은 완전히 무료로 운영된다. 드론아트쇼, 전시 구역, 체험존 대부분이 무료 참여 가능하며, 플리마켓·일부 체험 부스 등만 유료로 운영된다.
Q2. 드론아트쇼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위치는 어디인가요?
수성못 중앙부와 물가가 넓게 트인 산책로 구간이 가장 좋다. 특히 수성못 남측 데크 구간은 호수에 반사되는 드론 불빛까지 함께 볼 수 있어 매년 인기 있는 자리다.
Q3. 아이들과 방문해도 괜찮을까요?
충분히 가능하다. 산책로가 평탄하고 조명이 은은해 가족 단위 방문이 많다. 미디어아트 체험존과 소원지 프로그램도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아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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