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운전대만 잡았을 뿐인데 설산 한가운데” 국내 최고 고도 드라이브에서 만나는 겨울 눈꽃 풍경

“운전대만 잡았을 뿐인데 설산 한가운데” 국내 최고 고도 드라이브에서 만나는 겨울 눈꽃 풍경

작성자 이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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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산은 늘 멀게 느껴진다. 두꺼운 장비와 체력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원 정선에는 그런 걱정을 내려놓게 만드는 길이 있다. 만항재는 차로 오를 수 있는 국내 최고 고도의 포장도로로, 1월이면 운전만으로도 해발 1,330m 설산의 중심에 닿게 된다.

이곳의 겨울은 ‘도착’보다 ‘오르는 과정’이 인상 깊다. 고도를 높일수록 풍경은 빠르게 바뀌고, 차창 밖 세상은 어느새 온통 흰색으로 채워진다. 도시의 일상에서 몇 시간 달렸을 뿐인데, 전혀 다른 계절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페달을 밟아 오르는 가장 쉬운 설산

만항재 겨울 산 풍경
만항재 겨울 산 풍경 / 출처 : 정선군 공식 블로그

만항재는 등산로가 아닌 포장된 도로를 따라 정상부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 자락까지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어, 겨울 산이 주는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차를 세우고 문을 여는 순간 느껴지는 공기는 확연히 다르다. 기온은 낮지만 공기가 맑고 가볍다. 미세먼지에 익숙해진 호흡이 한결 편안해지는 걸 느끼게 된다. 단시간 체류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지는 이유다.

도로 위에 펼쳐진 눈꽃 터널

만항재 눈 쌓인 모습
만항재 눈 쌓인 모습 / 출처 : 한국관광공사

1월의 만항재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장면은 상고대가 만든 눈꽃 터널이다. 낮은 기온과 습도가 맞물리며 나뭇가지마다 하얀 얼음꽃이 피어난다.

도로 양옆의 나무들이 서로 맞닿으며 자연스러운 아치를 이루고, 그 사이를 차가 천천히 지나간다. 속도를 줄이고 바라보는 이 구간은 현실감이 흐려질 만큼 몽환적이다.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기록이 남는 풍경이지만, 노면 결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낙엽송 숲에서 만나는 고요

겨울 하늘숲공원 입구
겨울 하늘숲공원 입구 / 출처 : 한국관광공사

정상 부근에는 낙엽송이 빼곡하게 들어선 숲길이 이어진다. 잎을 모두 떨군 나무 기둥과 발아래 쌓인 눈은 색을 덜어낸 풍경처럼 차분하다. 소리가 거의 사라진 공간이라 발밑에서 나는 눈 밟는 소리만 또렷하게 들린다.

짧게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 실제로 고산지대의 맑은 공기와 가벼운 보행은 긴장 완화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 다만 고도가 높은 만큼 호흡이 가빠질 수 있어, 무리한 산책은 피하는 편이 좋다.

능선을 따라 돌아가는 하얀 날개

만항재 겨울 모습 / 출처 : 한국관광공사

시야를 넓히면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설산 위에서 천천히 회전하는 날개는 정적인 풍경 속에서 유일한 움직임이다. 파란 겨울 하늘과 맞물리며 시원한 개방감을 만들어낸다.

이 구간은 바람이 특히 강하다.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모자와 장갑, 방풍 외투는 필수다. 찬 공기에 급격히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를 수 있으므로,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짧게 머무르는 것이 안전하다.

겨울 고산 드라이브, 몸부터 챙기기

겨울 하늘숲공원 입구
겨울 하늘숲공원 입구 / 출처 : 한국관광공사

만항재 같은 고지대 겨울 여행에서는 풍경만큼 몸 관리가 중요하다. 추위 속에서는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출발 전 따뜻한 식사와 수분 섭취가 도움이 된다.

또한 장시간 운전 후 갑자기 차에서 내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하차 후 잠시 적응 시간을 갖고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겨울 설산은 짧게 머물러도 충분히 강한 인상을 남긴다.

멀리 걷지 않아도, 힘들게 오르지 않아도 된다. 만항재의 겨울은 운전만으로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에서 만나는 설산의 풍경이다. 구름과 눈 사이를 달리는 이 길은, 겨울이 허락한 가장 현실적인 비일상이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만항재는 겨울에도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나요?

네, 만항재는 국내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포장도로로, 겨울에도 차량 접근이 가능합니다. 다만 강설 직후에는 도로 통제가 있을 수 있고, 겨울철에는 스노우 타이어 또는 체인 준비가 권장됩니다. 방문 전 실시간 도로 상황 확인이 필수입니다.

Q2. 만항재 눈꽃과 상고대는 언제 가장 잘 볼 수 있나요?

눈꽃과 상고대는 1월 중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은 날 아침 시간대에 가장 잘 형성됩니다. 맑은 날일수록 햇빛을 받은 상고대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며, 바람이 잦아들면 눈꽃 터널 구간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Q3. 고산지대라 건강상 주의할 점이 있나요?

만항재는 해발 1,330m로 고도가 높아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어지럼증이나 혈압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차 후에는 바로 걷기보다 잠시 적응 시간을 갖고, 심혈관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다면 짧은 체류가 안전합니다. 방한과 보온 관리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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