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6월 가볼만한 곳 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풍경 하나가 있습니다. 여름이 무르익을 즈음, 문득 떠오른 색. 아주 짙고 진한 노란색, 태양을 닮은 그 색이죠. 그 순간부터였습니다. 지도 위 어딘가, 그런 색을 품은 마을이 있다는 걸 기억해냈습니다.
그곳은 바로 경남 함안 법수면의 강주 해바라기 마을. 매년 여름이 오면 수만 송이 해바라기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곳.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이 마을에서는 강주해바라기 축제가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입장료도 부담 없고, 여름 한철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지금 펼쳐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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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6월 가볼만한 곳 강주 해바라기 마을

2025년 6월 18일. ‘강주해바라기 축제’는 올해로 13회를 맞았습니다. 처음엔 마을 주민 몇몇이 함께 심은 작은 꽃밭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무려 4만 2,500㎡에 달하는 들판 가득 해바라기와 백일홍이 피어나는, 남부지방의 대표 여름 꽃축제로 자리잡았죠.
올해 축제는 6월 18일부터 7월 2일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보름 남짓의 기간. 마을 사람들은 이 기간을 위해 한 계절을 준비해왔습니다. 비료를 뿌리고, 비닐 멀칭을 하고, 한 포기 한 포기 직접 파종을 하며 뙤약볕을 견뎠던 날들. 그 모든 시간이 모여 지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을 완성해냈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 강주 해바라기 마을

강주마을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공기부터 달라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맡기 힘든 푸른 내음, 그리고 해가 떠오른 들판 특유의 생기 있는 향기. 그 위로 고개를 쭉 뻗은 수많은 해바라기들이, 한 방향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어요. 정면에서 마주한 해바라기보다, 측면에서 줄지어 선 그 모습이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어떤 확신을 품은 듯한, 단단하고 따뜻한 시선.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는 진분홍빛 백일홍이 꽃무리를 이루고 있고, 마을 입구 쪽에는 이색적인 박 터널이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웃으며 뛰놀고 있었습니다. 여긴 단지 해바라기만 피어 있는 곳이 아니라, 여름의 다양한 얼굴이 함께 어우러진, 하나의 정원처럼 느껴졌어요.
작지만 알찬, 사람 중심의 축제

이번 축제는 6월 18일 오전 11시에 개막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단상 위에서 진행된 공식적인 행사보다는, 그 자리에 함께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얼굴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사진작가, 커플과 친구들까지—모두가 이 여름을 기억하려고 왔다는 사실이 느껴졌거든요.
마을 곳곳에는 농·특산물 판매 부스와 먹거리마당, 그리고 직거래 장터가 펼쳐져 있어요. 직접 재배한 농산물, 지역에서 만든 수제 간식과 전통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고, 가격도 부담 없이 착합니다. 무더운 햇살 아래서 마시는 시원한 오미자차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이곳에서의 여정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작은 선물 같았어요.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해바라기 포토존과 캐리커처 체험 부스.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려주는 부스에는 줄이 늘어섰고, 커다란 해바라기 조형물 옆에서는 연신 셔터 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 모두가 ‘사진을 찍으려는 표정이 아닌,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표정’이라는 점이 참 좋았어요.
마을을 걷는다는 것, 여행의 진짜 의미

강주마을을 찾은 여행자들은 대부분 이 축제의 존재를 알고 찾아오지만, 도착한 뒤엔 꽃보다 마을에 반하게 됩니다. 시골 마을 특유의 고즈넉함과 정돈된 오솔길,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이어지는 해바라기 줄기들. 축제를 준비한 건 단순한 기획사가 아니라, 바로 이 마을 주민들이라는 걸 알고 나면 걷는 발걸음도 달라져요.
사람들이 머무는 벤치엔 나뭇그늘이 드리우고, 그 옆으로 마을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관광객에게 차를 건네거나 말을 걸어주는 장면도 자주 볼 수 있어요. 인위적이지 않은 환대, 자연스럽고 따뜻한 기운. 그게 바로 이 축제가 가진 진짜 매력입니다.
여행 정보 정리해볼까요?

- 축제 기간: 2025년 6월 18일(화) ~ 7월 2일(수)
- 위치: 경상남도 함안군 법수면 강주4길 16, 강주마을
- 입장료: 3,000원
(※ 장애인, 미취학 아동, 법수면민, 만 70세 이상은 무료 입장) - 주관: 강주해바라기축제위원회
- 문의 전화: 010-4452-3452
- 교통: 자가용 이동 시 인근 임시 주차장 이용 가능.
대중교통은 함안 시외버스터미널 하차 → 법수면행 농어촌버스 → 도보 10분.
※ 도보 이동이 있으니 편한 신발과 모자, 생수는 꼭 챙기세요. 해가 높이 뜨는 시간대엔 그늘이 귀하답니다.
여름, 그 사이에 피어난 이름 하나

여름은 생각보다 짧고, 꽃은 더 짧습니다. 하지만 어떤 풍경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떠오르곤 하죠. 강주해바라기 마을은 그런 장소입니다. 특별한 시설도, 거대한 테마파크도 없지만, 사람과 자연이 정직하게 만들어낸 풍경이 주는 힘이 있거든요.
올해 여름, 어딘가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면 이곳을 기억해주세요. 노란 해바라기들이 마치 태양을 바라보듯 고개를 들고,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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